지난 11월 29일, 몰디브의 한 리조트에서 수상비행기를 타고 나오는 길이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몰디브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수십가지의 물빛을 지나면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었다. ‘예쁜 것은 일단 카메라에 담고 보자’는 생각으로 얼른 가방에서 액션캠을 꺼내 들어 동영상 녹화 버튼을 눌렀다.
아름다운 바다를 영상에 담으며 빠르게 그 위를 지나가자니 10초 남짓의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무슨 리조트일까?’하는 궁금증으로 시작해 ‘라군 색이 참 영롱하다. 샌드뱅크가 꽤나 매력적인데? 빌라도 사이즈가 꽤 있구나, 럭셔리인가 보다’하는 감탄으로 이어질 때 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라군의 아웃라인이.. 혹시?’ 하는 마음에 구글 지도를 열어 본다.
역시 그랬다. 이곳은 라군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천연섬에 기존에 있던 리히벨리 라는 리조트를 허물고, 새롭게 론칭하는 호스피탈리티 그룹 ‘식스 앤 식스 프라이빗 아일랜즈’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첫번째 프로젝트 ‘라 길리’였다. 이듬해 2월 오픈을 앞두고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던 라 길리가 최근 완성된 비치풀빌라의 전체 모습과 워터풀빌라의 모습 일부를 공개해 화제다.
비치풀빌라
라 길리 리조트의 비치풀빌라는 171sqm, 52평에 달하는 규모로 설계되어 규모 면에 있어서 럭셔리 급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준다. 특히 8m 길이로 넉넉하게 설계된 프라이빗 풀(개인 수영장)은 그 웅장한 규모에 화룡점정으로, 해변에서 빌라의 외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고급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기존에 있던 리히벨리 리조트의 빌라 레이아웃을 허물고, 그 기반에서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럭셔리로 쌓아올린 라 길리이지만, 터를 잡고 있는 섬 자체가 워낙 아름답기로 유명한 천연섬이다 보니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빌라의 모습은 신규 리조트에서 보기 힘든, 한폭의 예술작품을 보는 것과 같은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침실은 우드톤과 화이트톤의 심플한 조화 속에 자연의 색을 담은 컬러를 포인트 컬러로 채택하여 고급스러우면서도 싱그러운 느낌을 살렸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는 딱히 이곳이 럭셔리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미 럭셔리한 분위기 속에 자연스럽게 젖어들도록 이곳에 머무는 순간 그 자체를 디자인했다.
천장에 대형 씰링팬이 두 개 설치되어 있는 것을 통해서는 실내 생활 공간이 빌라 규모에 걸맞게 꽤나 여유롭게 설계됐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침대 정면으로 향해있는 3면의 벽면에는 통유리 창문을 내어 개방감을 최대로 누릴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완벽한 순환형 구조의 동선까지 만들어 냈다.
침실에서 한쪽 창을 통해 이어지는 욕실 공간은 알 프레스코 배스를 즐길 수 있게 고급스러운 욕조가 꾸며져 있고, 그 뒤로 프라이버시가 완벽히 보장된 곳에는, 몰디브의 자연 속에서 최고의 자유를 맛보며 샤워를 할 수 있는 야외 레인폴 샤워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은 이 비치풀빌라의 완벽한 순환형 동선을 이어주는 교각의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돌아와서나 길이 8m의 개인수영장에서 로맨틱하고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낸 뒤에 젖은 몸으로 침실을 통하지 않아도 이곳을 통하면 얼마든지 욕실로 드나들 수 있다.
더블 세면대를 중앙에 두고 있는 이 드레스룸 공간은 라 길리 비치풀빌라의 구조와 디자인을 완성시켜 주는 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자체만으로도 모든곳에서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워터풀빌라 위드 슬라이드
현재 공개된 라 길리 워터풀빌라의 사진에는 아직 워터 슬라이드가 설치되어 있지 않지만, 라 길리 측은 오픈 전까지 모든 워터빌라 객실에 18m 길이의 워터 슬라이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206sqm, 62평을 웃도는 규모의 안정적인 럭셔리 급으로 설계된 데다 8m 길이의 개인 수영장, 오버워터 해먹까지 갖추고 있는 이 워터풀빌라에 몰디브에서 손꼽히는 럭셔리 리조트라 불리는 소네바자니 급의 18m 길이의 워터 슬라이드가 더해진다? 이는 가히 센세이션 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공개된 빌라의 외관을 살펴 보면 지붕 위 한켠에 우뚝 솟아있는 2층 공간의 루프탑 테라스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워터 슬라이드가 설치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인피니티 풀과 데크 공간을 감싼 처마를 받쳐주는 기둥은 한 데 어우러져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의 포세이돈 신전을 연상케 하며, 앞에 가리는 것 없이 바로 바다로 이어지는 침실은, 침대에 누워 있으면 마치 바다 위에 누워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수상가옥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리는 설계는, 객실 내 모든 공간에서 바다 바로 앞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바다와 내가 하나되는 경험을 즐길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인데, 라 길리의 워터풀빌라는 그러한 면에 있어 완벽에 가까운 설계를 보여주고 있다. 침실에서 뿐 아니라 욕실에서 역시 아름다운 몰디브 바다에 둘러싸인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욕조 앞으로 설치되어 있는 오버워터 해먹은 몰디브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매력 중 단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 가득한 신혼부부를 위한 서프라이즈 선물 같기까지 하다.
수상비행기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던 단 몇 초의 풍경은 그렇게 한 리조트의 첫인상이 되었고, 지금은 분명한 목적지가 되었다. 라 길리는 몰디브가 늘 그래왔듯 아름답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럭셔리란 결국 얼마나 섬세하게 자연을 존중하고, 얼마나 깊이 머무는 이의 시간을 배려하는가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2월 1일 오픈을 앞두고 있는 라 길리 리조트가, 아직은 사진과 상상 속에 머물러 있는 이 풍경을 어떤 밀도로 완성해 낼지, 그 첫 계절을 직접 마주할 날이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