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인해 고환율, 고유가, 고물가, 바야흐로 3高(높을 고)의 시대이자, 동시에 3苦(고통 고)의 시대가 도래했다. 올해 여름 휴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막막하기만 하다.
국내 여행을 떠나자니 휴가철은 어딜 가도 극성수기 요금이 붙기 일쑤고, 국내 여행 물가가 해외여행 물가를 훌쩍 뛰어 넘어 버린지 이미 오래다. 그렇다고 동남아나 가까운 일본으로 눈을 돌리자니, 바쁜 일상을 벗어나 휴식을 취하러 떠난 여행인데 북적이는 인파 속 맛집 하나를 가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할 생각을 하면 휴가의 의미는 이내 퇴색되어 버린다.
이런 고민 속에 색다른 휴가지를 찾는다면, 몰디브로 눈을 돌려 보는 것은 어떨까?

흔히 몰디브는 럭셔리 휴양지로 알려져 있어 평생에 한번뿐인 신혼여행으로나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몰디브의 아름다운 자연은 그대로 즐기면서 삼시세끼를 다 해결하는 데 현재의 높은 환율 기준으로도 1박에 30만원 대의 요금이 가능한 리조트가 있다. 올해 1월 새롭게 오픈한 ‘에리 몰디브’로, 전 객실 탁 트인 오션뷰를 자랑하는 스카이 스튜디오는 성인 2인의 삼시세끼가 포함된 1박에 US$258로 예약이 가능하다.

꿈의 휴양지 몰디브에서, 그것도 로컬이 아닌 제대로 갖춰진 리조트에서 4박 5일의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는 데 필요한 비용은, 몰디브 국제 공항에서 리조트까지의 왕복 보트 트랜스퍼 요금까지 다 포함해서 200만원이면 충분하다.

유류할증료가 인상되었다고는 하지만, 검색해 보면 올해 7, 8월 모두 한국에서 몰디브까지 1인당 100만원으로 발권 가능한 왕복 노선이 꽤 있기 때문에 2인 총 400만원의 예산이면 모든 커플의 꿈과도 같은 일주일의 몰디브 휴가가 완성된다. 같은 기간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동남아 휴양지 중 하나인 발리까지의 왕복 항공권이 80만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몰디브가 합리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에리 몰디브는 몰디브 국제 공항(벨라나 에어포트)에서 스피드보트로 45분 거리의 북말레 아톨에 위치해 있다. 몰디브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에메랄드 빛 라군으로 둘러싸인 자연 그대로의 섬은 울창한 초목으로 가득차 열대의 분위기를 더해 주며, 별도의 투어를 나가지 않아도 섬을 둘러싸고 있는 천연의 산호지대 ‘하우스리프’에서는 이 섬에 상주하는 15마리의 바다거북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술을 좋아한다면 1인당 하루 $45의 비용으로 무제한의 술을 즐길 수도 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열대의 휴양지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포기할 수 없는 애주가라면,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무제한의 술을 즐길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플랜을 추천한다. 몰디브와 같은 휴양지 리조트는 고사하고 이제는 국내 분위기 좋은 바에서도 칵테일 한 잔에 2만원은 훌쩍 넘곤 하는데, 하루 6만원 돈이면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이 아니라 열 잔을 해도 부담이 없으니 말이다.

풀빌라에 로망이 있는 커플에게는, 하룻밤 정도 나만의 개인 수영장이 있는 풀빌라에서 사치를 부려 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여름철 국내여행을 준비하며 극성수기의 1박 오션뷰 풀빌라 요금을 찾아본 경험이 있다면, 삼시세끼 다 주면서 아름답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몰디브 바다를 배경으로 한 풀빌라가 1박에 $548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합리적으로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몰디브 리조트에서 서로 다른 객실을 믹스해서 숙박을 하기 위해서는 한 객실당 2박 이상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에리 몰디브에서는 전체 일정 중 하루만 풀빌라에 묵고 나머지 일정은 가장 저렴한 스카이 스튜디오에 묵는 것이 가능하다. 꿈같은 몰디브에서 휴가의 마지막 날을 장식할 피날레로 $548은 충분한 투자의 가치가 있다.

에리 몰디브가 흥미로운 이유는, 몰디브라는 여행지를 더 이상 ‘평생에 한 번쯤 가보는 꿈의 휴양지’에만 머물지 않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에메랄드빛 라군과 언제고 바다에 나가 바다거북과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는 것, 그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즐기는 ‘올인클루시브’에 모든 연인의 로망과도 같은 풀빌라 경험까지. 에리 몰디브는 우리가 흔히 몰디브에 기대하는 요소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격의 진입장벽은 의외로 현실적인 수준까지 낮췄다.
올해 여름 휴가는 몰디브로 떠나보자. 평생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언젠가’의 여행으로만 남겨두기엔, 지금의 에리 몰디브는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또 충분히 매력적이다.














